|
|
우리나라 여성 100명 중 43명은 제왕절개수술로 아기를 낳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제왕절개 적정률 10~15%를 3배 이상 초과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원인은 다양하다.
요즘 젊은 임신부들은 미용목적으로 제왕절개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분만을 하면 몸매가 망가지고 질(膣)이 늘어나 남편이 바람을 피울 것이라는 염려에서다.
자연분만을 원하면서도 막상 아기를 낳는 순간 고통을 이기지 못해 제왕절개를 요구하는 산모도 있다.
개업가 의사들은 낮은 의료수가와 의료사고의 위험성을
이유로 제왕절개를 선호한다
조금만 위험하다 싶으면 갖은 명목으로 제왕절개를 유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최근 제왕절개수술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들을 지적한 책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양대 의대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가 펴낸 '엄마와 아이를 위한 출산혁명'(예문출판사 발행)은 제왕절개에 대해 잘못 알려진 6가지 속설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박 교수는 "제왕절개는 임신부와 태아의 생명이 달린 대수술인 만큼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며 "건강한 산모는 자연분만을 하는 게 본인과 아기의 건강을 위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제왕절개 분만을 하면 덜 아프다
제왕절개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대수술이다. 자연분만을 한 산모는 출산 당일부터 식사도 하고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제왕절개를 한 경우엔 마취가 풀리면서부터 극심한 통증 때문에 움직이는 것 조차 쉽지 않다. 통증을 가라앉히려면 진통제를 투여해야 하고 며칠 동안 음식을 먹지도 모유 수유도 하지 못한다.
■ 제왕절개가 부부관계에 좋다
젊은 임신부들 중에는 자연분만을 하면 질이 넓어진다고 여겨 제왕절개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산도(産道)를 통해 나오면서 질이 늘어나 부부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성교통이나 요실금이 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난산으로 골반근육이 파열되거나 약해진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분만이 요실금의 원인이 될 수 없다. 부부관계도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를 한 산모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
분만 방법과 관계 없이 임신 전후 산모가 질근육 운동을 열심히 하면 성교통이나 요실금도 예방이 가능하다.
■ 산후회복이 빠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분만 후 입원 기간이 자연분만은 평균 2.9일, 제왕절개는 7.4일이다. 자연분만 한 산모의 경우 상태만 좋으면 하루 만에 퇴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왕절개를 하면 회복할 때까지 퇴원이 불가능하다.
진통제를 주기적으로 맞고 수술 후유증이 없는지 의사가 계속 보살펴야 한다.
■ 가장 안전한 분만법이다
전치태반(태반이 아기의 머리보다 자궁입구에 가까이 있는 경우)이나 태아의 머리가 위쪽에 있는 비정상 임신인 경우엔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제왕절개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정상 임신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전신마취로 인한 크고 작은 합병증이 생길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궁감염이나 출혈, 담낭질환에 걸릴 위험이 자연분만 한 산모보다 2배, 산모 사망률은 4배나 높다.
■ 한 번 하면 계속해야 한다
미국에선 제왕절개를 했던 산모의 25~40%가 다음 출산 때 자연분만을 한다. 물론 제왕절개 산모가 자연분만을 하는 경우 수술했던 자리가 파열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이런 확률은 0.5~1.8%에 불과하다. 제왕절개 한 산모가 다시 출산을 하는 경우엔 무조건 제왕절개를 고집할 게 아니라 임신부에게 가장 적합한 분만법을 적용해야 한다.
■제왕절개는 무조건 나쁘다
전체 임신부 중 10~15%는 의학적으로 제왕절개가 필요한 경우다. 태아의 위치가 바르지 않거나 전치태반인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태아의 머리가 임신부의 골반보다 큰 거대아나 태아가 진통 과정에서 가사상태에 빠지는 경우에도 제왕절개가 필요하다.
|
|
229
